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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가고 ‘황혼’ 왔다⋯황혼 이혼, 35년 만에 신혼 이혼 앞질러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5-06 16:29 게재일 2026-05-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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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혼.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결혼 30년 차 이상인 이른바 ‘황혼 이혼’ 건수가 1990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년 미만의 ‘신혼 이혼’을 넘어섰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부동산 가치 상승이 이혼의 경제적 문턱을 낮춘 결과로 분석된다. 

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기간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는 1만 56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미만 부부의 이혼 건수인 1만 4392건보다 1236건 많은 수치다. 통계 집계 초기인 1990년만 해도 신혼 이혼은 황혼 이혼보다 49배나 많았으나, 이후 격차가 꾸준히 좁혀지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추세 또한 선명하다. 신혼 이혼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반면, 황혼 이혼은 2024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혼 상담 현장에서도 고령층 비중은 뚜렷하게 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대상 이혼 상담 중 60대 이상 비율은 22.1%를 차지해 2005년(5.8%)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1차적 원인으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꼽는다. 고령화로 인해 이혼 후보군인 50대 이상 인구 비율은 20년 전 23.69%에서 지난해 45.14%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2030세대의 비중은 25.37%까지 축소됐기 때문이다.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50대의 주축인 1970년대생들은 과거 세대와 달리 경제력을 갖춘 고학력 여성이 많고 가사 노동에 익숙한 남성도 늘어나면서 서로에게 종속되지 않으려는 ‘독립 욕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한 가사 이혼 전문 변호사는 “시대와 가치관 변화로 중장년 부부가 서로 종속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요인으로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부동산 가치 상승이 꼽힌다. 집값이 높을수록 재산 분할 과정에서 각자 확보할 수 있는 몫이 커지기 때문에 이혼을 망설이게 했던 노후 생계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는 효과를 냈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17~2021년에는 황혼 이혼이 지속해서 상승하다가 고금리와 거래 절벽으로 시장이 위축된 2022~2023년에는 잠시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2024년부터 주요 지역 집값이 다시 반등하자 황혼 이혼 건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통계에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은 증여세가 면제된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세금을 피하고자 ‘위장 이혼’을 택하면서 황혼 이혼 수치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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