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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이해하는 힘으로··· 최고의 품질 만들 것”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3-22 17:54 게재일 2026-03-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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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젊은 철강인의 열정이 내일을 만든다
‘STEEL THE NEXT’ : ⑮ 열연부 1열연공장 박두리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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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압연반의 박두리 주임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제품 품질의 핵심 ‘열간압연’ 업무 16년째

고온의 두꺼운 철 얇게 펴 강판으로 완성

설비 점검·기계운전 중심 공정 균형 책임

티타늄까지 압연, 섬세한 제어 기술 갖춰

- 자기소개와 현재 맡고 있는 업무를 설명해달라.

포항제철소 열연부 1열연공장 압연반에서 16년째 근무하고 있는 박두리 주임이다. 2011년 입사 이후 ‘열간압연’ 한 분야를 꾸준히 맡아왔다. 열간압연은 고온으로 가열한 철을 원하는 두께로 펼쳐 강판으로 만드는 공정으로, 제품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단계다.

현재 근무 중인 1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에서 유일하게 티타늄 압연을 수행하는 곳이다. 두꺼운 슬라브를 가열한 뒤 조압연과 마무리 압연을 거쳐 균일한 강판으로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은 마치 찰흙을 빚어 도자기를 빚어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공정의 핵심은 온도와 압력, 속도 이 세 가지다. 이 세개의 변수 가운데 1%의 작은 오차만 발생해도 품질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항상 섬세한 제어가 필요하다.

나는 현장에서 동료들과 같은 호흡을 맞추며 설비 점검과 운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장에 있는 기계를 다루는 일상적인 업무라는 것에서 벗어나 언제나 공정 전체의 균형을 맞추고 유지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설비 하나하나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최상의 제품 품질을 만들어내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 포스코에 입사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어릴 때부터 봐왔던 포항제철소의 모습은 내게 언제나 지역에 있는 하나의 철강 공장이라는 것보다는 그 위용에 감탄하며 늘 동경하는 대상이었다.

2011년 2월, 합격 통보를 받던 그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마침 그날은 여동생의 고등학교 졸업식 날이었는데, 합격 소식을 전했을 때 부모님께서 누구보다 기뻐하시며 손을 꼭 잡아주셨다. 그때 지으셨던 부모님의 표정은 아직도 선명하게 머리에 남아있다.

“자랑스럽다, 정말 수고했다”며 어깨를 두드리며 건네신 그 한마디가 지금까지도 내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임과 동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날의 벅찼던 감정과 가족들의 미소는 지난 16년 동안 현장을 지켜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다.

- 동료들과 함께하는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우리 압연반은 5명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우리 반에서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소통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젊은 후배들이 중심이 되어 서로 믿고 맡기는 신뢰와 상대의 입장에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어 무척이나 든든하다. 나 또한 주임으로서 구성원들이 지니고 있는 개개인의 역량이 충분하게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소통과 유연한 조직 문화를 이룰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팀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압연 공정 생산량 최고 기록’을 달성했을 때다. 최고의 숫자를 달성했다는 그 성과 자체보다는, 그것을 이루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강판 소재의 특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의 관점에서 도출되는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면서, 끊임없이 토론하며 공정의 효율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갔던 그 치열했던 순간, 순간의 과정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함께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실현할 수 있었던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운 상황이 닥쳐 주임으로서 어깨를 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 질 때면, 늘 그때의 모두가 함께 하며 나눴던 순간의 경험들을 떠올리며 다시 중심을 잡고 있다. 그 기억은 지금도 어쩌면 앞으로도 나를 다시금 현장의 중심에 서게 하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자 최고의 자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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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압연반의 박두리 주임. 

- 입사 후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은?

‘QSS(Quick Smart Solution, 현장의 낭비를 줄이고 즉시 개선하는 활동) 개선 리더’로서 과제를 수행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내가 주목한 부분은 설비 구동부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장치였다. 쉽게 말하자면, 요리할 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는 것과 비슷하다. 요리하는 팬의 표면에 재료가 눌어붙지 않게 하려면 적절한 양의 기름이 필요한데, 기존 설비는 이와 같은 기름이 필요 없는 상황에서도 쉼 없이 윤활유가 공급되고 있어 자원 낭비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열로에서부터 최종 제품을 만드는 권취 공정구역까지 현장 구석구석의 전 과정을 직접 점검하고 살폈다.

당시 각 공정을 맡아 책임지고 있는 선배들을 일일이 찾아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과 각 설비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하나하나 파악했다. 그 끝에 찾아낸 해답이 ‘제어 시스템의 도입’이었다. 설비가 멈추는 시간에는 마치 가스레인지의 불을 잠시 끄듯, 펌프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제어 방식을 적용해 불필요한 윤활유 소비를 원천 차단했고 이로 인한 설비 운영 효율도 함께 개선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경험은 기존의 고장난 설비를 고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정 전체를 꿰뚫어 보고 전체를 염두에 두면서 현장 동료들의 전문적인 의견을 듣고 조율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값을 매길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깨달은 ‘소통’의 가치는 지금도 내가 동료들과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 주임으로서 느끼는 책임감과 특별히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든 성과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의 1년의 절반 이상은 선후배들과 함께 보낸다. 오랜 시간을 함께 부대끼며 일하는 만큼,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주임인 내게 가장 중요하다.

내 역할은 관리자의 방향성을 현장에 전달하고, 반대로 현장의 고충이나 의견을 정리해 조업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각자의 역량을 현장 상황에 맞게 녹여내 각자가 지닌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내가 맡고 있는 반, 1열연공장 전체가 ‘행복한 일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후배들이 내 조언을 통해 현장을 더 넓게 이해하고, 업무에 자신감을 얻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동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람, 함께 일하기 든든한 선배로 기억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성취고 목표다. 앞으로도 1열연공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실무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

‘한팀 5명’구성 ··· 수평적 자율 소통 문화

윤활유 낭비 개선·제어시스템 도입 활동

압연 공정 생산량 최고 기록 달성 등 성과

작은 개선부터 시작, ‘포스코 명장’되고파

- 현장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노하우가 있다면?

현장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압연기능장’을 취득한 것 또한 그 과정 중 하나였다. 철강 공정의 이론적 체계를 다시 정립하고, 현장을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기 위해 준비했다.

하지만 자격증 하나를 취득한다는 것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실무와의 연결’이다. 자격증 공부로 익힌 이론에 선배들로부터 전수받은 현장 노하우를 더해 업무의 완성도를 높이고, 습득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현장 언어로 쉽게 전달하며 기술을 공유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인적인 공부보다는 동료들과 설비를 두고 토론하는 시간이다. ‘한 명의 재능보다 협력과 화합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설비를 운영하며 발생하는 과제를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이 우리 팀, 우리 제철소, 나아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기술적 역량을 키우는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소통과 협업을 통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팀의 성과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내가 현장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매일 하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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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생산한 열연 코일이 적치된 모습.

- 앞으로의 목표와 그 목표를 향한 포부가 있다면?

내 목표는 분명하다. 내가 몸담은 열연공장에서 누구보다도 깊이 있는 기술을 쌓아, 언젠가 ‘포스코 명장’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현장에서 땀 흘리며 배운 게 하나 있다. 화려한 이론보다 중요한 건 결국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힘’이라는 것이고, 그것을 결코 혼자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곁에서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현장이 돌아가는 본질을 하나하나 이론과 실무를 통합해 내 것으로 만들고 있다. 거창한 혁신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내 손을 거치고 있는 이 작업 과정의 작은 개선부터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런 미미하고 사소한 변화들이라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하나씩 모이고 모인다면 결국 더 큰 혁신과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묵묵히, 그러나 누구보다 단단하게 현장을 지키며 실력을 쌓아가고 싶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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