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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혈관, ‘볼펜’ 크기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2-26 16:09 게재일 2026-02-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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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광 음향 현미경 시스템 개요. /포스텍 제공

수술실이나 응급 현장에서 의사가 손에 쥐고 실시간으로 혈관과 장기를 관찰할 수 있는 ‘볼펜’ 크기의 초소형 현미경이 등장했다. 휴대성과 화질, 촬영 속도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의료 영상 장비의 소형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김철홍 교수 연구팀은 광학 기술과 초음파를 결합해 초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 핸드헬드(handheld) 광-음향 현미경 ‘hPAM-TUT’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현미경은 지름 17mm, 무게 11g에 불과하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7µm)까지 구분해낼 수 있는 해상도를 갖췄으며 3차원 영상을 얻는 데 단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핵심 비결은 구조의 혁신이다. 연구팀은 빛이 통과하는 ‘투명 초음파 소자’를 활용해 레이저와 초음파의 경로를 하나로 합쳤다. 여기에 복잡한 거울 대신 가느다란 광섬유 자체를 진동시켜 빛을 쏘는 스캔 방식을 적용해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번개가 칠 때 천둥소리가 나는 원리처럼 레이저를 쏘면 조직에서 발생하는 초음파를 분석해 혈관 구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방식이라 조영제 투여에 따른 부작용 걱정도 없다.

​실제 동물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쥐의 장기 내 미세혈관망을 선명하게 촬영했을 뿐만 아니라 종양(암) 전이 초기에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혈관 구조까지 정확하게 포착했다. 이는 암의 조기 진단은 물론 수술 중 병변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철홍 교수는 “이번 기술은 장비를 소형화하면서도 영상 품질을 유지해 임상 활용도를 극대화했다”며 “피부과 진단부터 내시경 결합 암 탐지, 복강경 수술 유도 영상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정밀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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