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법...확정판결도 기본권 침해하면 헌재가 다시 판단 대법관 증원법...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게 골자 대법원 “사실상 4심제로 위헌, 절대 수용불가” 강력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재판소원 허용법‘(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밤 전체 회의를 열고 두 법안을 여권 주도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재판소원이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는 3심제 근간을 흔드는 사실상의 4심제라고 법안 통과에 반대하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재판소원 허용법은 대법 상고심 등을 통해 확정된 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하거나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기본권을 침해했을 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정청래 지도부 구성 이후 이들 법안을 ‘사법개혁‘의 하나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사실상 4심제‘라며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관 증원법 역시 악법으로 규정,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 소위에서 이들 법안이 통과하자 기자회견을 열어 “날치기 통과”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확정판결조차 정치가 마음을 먹으면 뒤집겠다는 것“이라며 “사법 장악의 끝“이라고 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여권이) 4심제, 대법관 증원으로 대통령 재판을 뒤집으려는 것 아닌가“라며 “대법관 수는 왜 2배로 늘리나. 새 전원합의체를 만들어서 기존 전원합의체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판결을 뒤집으려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날 법사위 소위에 참석한 대법원도 이들 법안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1987년 개헌 당시 사법권을 법원에 속하도록 한 것은 법원이 잘나서도, 예뻐서도 아니다. 그리해야 궁극적으로는 국민에게 피해가 가장 적기에 이런 장치를 설계해 헌법에 또렷하게 담은 것“이라며 “이를 허물겠다는 법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재판소원은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의됐고 헌법재판소에서도 법안 발의를 요청하며 공론화됐던 일“이라며 “오랜 논의 끝에 이번에 처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행정권은 대통령과 행정기관에 속한다. 거기에 대해 우리가 헌법소원을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지 않나“라며 “그게 대통령의 행정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헌법재판소를 ‘제2심‘ 행정기관이라고 칭하는 경우는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