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연구원 김근욱 박사, 자율주행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과 정책적 대응 방향 제시
경북연구원 김근욱 박사가 11일 발표한 ‘CEO Briefing’ 제753호에서 ‘자율주행의 새로운 기준, 경북형 머신 리더블(Machine Readable) 도로’라는 주제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자율주행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과 이에 따른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김 박사는 CES 2026을 전후해 자율주행 기술이 ‘규칙 기반 제어’에서 ‘추론 기반 인공지능’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엔비디아의 VLA 모델 기반 ‘알파마요(Alpamayo)’와 테슬라의 End-to-End Driving 사례는 지도나 통신 인프라 없이도 카메라 영상만으로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주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경쟁력은 “도로에 무엇을 깔아주느냐”가 아니라 “AI가 도로를 얼마나 정확히 읽을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정책은 C-ITS, HD Map, V2X 통신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AI 인식·추론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현재, 이러한 투자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최신 차량에는 ‘거짓 정보’가 될 위험이 있다. 이에 김 박사는 “수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수재가 아닌 보조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경북도는 전국 최장 도로 연장과 높은 산간·농어촌 비중을 가진 지역으로, 광범위한 지방도와 농로에 기지국을 설치하거나 정밀지도를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특히 산악 지형은 통신 음영 지역을 발생시켜 통신 기반 자율주행의 신뢰성을 약화시킨다. 이에 따라 경북에는 인프라 의존도가 낮고 도로 자체의 품질에 기반한 자율주행 환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박사는 고가의 센서와 통신 장비 대신 도로의 물리적 요소를 AI 친화적으로 재설계하는 ‘머신 리더블 도로’ 전략을 제안했다. 이 방식은 고시인성 차선, 표준화된 표지판, 시각적 랜드마크, 명확한 경계 설계 등을 통해 AI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인프라 전략 대비 약 1/10 수준의 비용으로 자율주행 대응 영역을 확대할 수 있으며, 농어촌·산간 지역까지 포괄 가능한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김 박사는 “경북은 자율주행 기술의 소비자가 아니라 새로운 정책 표준을 설계하는 기획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저비용·고효율 전략을 통해 경북이 미래 모빌리티 실증의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