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정부뿐만 아니라 ‘우군 세력’으로 믿었던 국민의힘에서도 반대기류가 형성되면서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TK행정통합에 대한 시각이 대구·경북지역의 미래가 아니라 당리당략 차원에서 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0일 행정통합에 대한 TK지역구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취지로 긴급간담회를 열었지만, 예상한 대로 반대의견이 주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 당시 서명했던 상당수 의원들도 간담회에서는 정부성토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TK 특별법 335개 조항 중 다수를 ‘불수용’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이런 식으로 행정통합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앞다퉈 했다는 것이다. 혁신도시가 있는 김천이 지역구라서 정부가 행정통합 인센티브로 내 건 2차 공공기관 배정에 총력을 쏟아야 할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통합 대상 지역에서는 ‘빈껍데기 통합’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면서 반대기류에 힘을 보태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TK지역 국회의원 상당수가 특별법에 서명하던 때와 달리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은 ‘정치적 계산’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을 거머쥐고 있는 당 지도부의 눈 밖에 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당 지도부의 입장이 정해진 게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향후에 지역 의원들과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행정통합 특별법은 12일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되는데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들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만약 국민의힘의 반대로 TK행정통합이 무산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져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 후 정부 인센티브(재정지원, 2차 공공기관 배정 등)가 다른 지역 통합특별시에 몰린다면, TK지역민들이 지방선거나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