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방은 입춘을 맞아 대문이나 기둥, 문설주 등에 붙이는 좋은 글귀를 이르는 말이다. 입춘첩이라고도 한다. 우리 민족이 오래 지켜온 민속풍속 중 하나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 대표적 글귀다.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햇빛이 세워지니 경사가 많다는 뜻이다. 길고 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아 올 한해 모두가 무사하길 바라는 축원이 담겼다. 조선 중기 선조실록에도 입춘대길을 행궁 내 붙이라는 전교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 이 풍속이 오래됐음을 짐작케 한다.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開門萬福來 掃地黃金出)도 봄에 붙이는 입춘방의 내용 중 하나다. 마당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청결한 마음으로 주변을 정리하고 넉넉한 마음을 갖추면 만사형통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은 입춘방이지만 나라의 평안을 기도하는 내용이다.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하며 집집마다 부족함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 민족은 이처럼 개인과 나라의 평안함을 입춘시기를 맞아 소망했다.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겨울 추위가 멀어지고 따뜻한 햇살이 찾아오면서 만물이 소생한다. 파릇한 새싹만큼 우리의 마음도 새로운 각오로 다짐을 하게 된다. 올 한해도 뜻한바 이뤄지기를 바라며 입춘방을 집안 곳곳에 붙여놓는다. 예전의 조상이나 현시대를 사는 우리나 다르지 않다.
오늘이 입춘이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으나 마음만은 벌써 봄곁에 와 있다. 우리 속담에는 입춘 추위는 꿔다가도 한다고 했다. 입춘 추위라고 방심말라는 뜻이다. 올 한해는 집집마다 건강하고 좋은 일로 가득하였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