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원금 보장·고수익 말하면 100% 사기”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 돌파 기대감 속에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를 노린 불법 주식 리딩방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특히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까지 동원한 신종 수법이 확산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코스피 및 코스닥 열풍 속 불법 리딩방 주의’ 소비자경보(2026-3호)를 발령하고, 최근 주식시장 호황을 악용한 민생침해 금융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 증권사 직원입니다”···AI가 만든 가짜 전문가
최근 불법 리딩방 사기의 가장 큰 특징은 ‘그럴듯함’이다. 과거처럼 정체불명의 인물이 접근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유명 증권사 직원이나 전문가를 사칭해 신뢰를 먼저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얼굴과 목소리를 실제 인물과 거의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합성해, 유튜브·SNS 영상이나 실시간 상담을 통해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전문가가 직접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나 음성 자체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기의 시작은 ‘링크 하나’···단체 채팅방의 함정
불법업자들은 주식 관련 영상이나 게시물에 단체 채팅방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남겨 투자자를 유인한다. 링크를 누르면 고급 정보를 공유한다는 명목의 리딩방에 초대되고, 이후 가짜 주식거래 앱 설치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가짜 앱은 실제 증권사 애플리케이션과 외형이 거의 동일해 일반 투자자가 구분하기 어렵다. 단체 채팅방 안에서는 이른바 ‘바람잡이’로 보이는 참여자들이 연이어 수익 인증을 올리며 분위기를 띄운다.
금감원은 “제도권 금융회사는 단체 채팅방을 통해 투자 권유나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초반엔 ‘진짜 수익’처럼 보인다···그 다음이 문제
불법 리딩방 사기의 핵심은 초기 수익 제공이다. 처음에는 소액 투자로 실제 수익이 난 것처럼 꾸며 투자자의 경계심을 낮춘다. 이후 투자금 규모가 커지면 추가 입금을 유도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출금이 차단되거나 연락이 두절된다.
최근에는 주가지수와 연동된 선물·파생상품에 ‘베팅’하게 한 뒤 투자금을 편취하는 변형 수법도 늘고 있다. 시장이 뜨거울수록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심리가 작동하는 점을 노린 것이다.
△금융당국이 강조한 ‘4가지 확인 포인트’
금감원은 다음과 같은 경우 즉시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유명 증권사 직원이나 전문가라고 주장하며 먼저 연락해 오는 경우다. 명함이나 전화번호가 있어도 믿지 말고, 반드시 해당 금융회사 대표번호로 재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원금 보장이나 고수익을 약속하는 경우다. 어떤 형태로든 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은 제도권 금융에서는 있을 수 없다.
셋째, 링크를 통해 단체 채팅방 참여나 앱 설치를 유도하는 경우다. 이는 불법 리딩방의 전형적인 출발점이다.
넷째, 불법이 의심되면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증빙자료를 확보해 금융감독원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불법업자와의 거래는 사후 피해 구제가 사실상 어렵다.
△“시장 열기 클수록 사기는 진화한다”
이번 소비자경보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시장이 과열될수록 사기 수법은 더 정교해진다는 것이다. AI 기술이 투자 판단을 돕는 도구로 쓰이는 시대에, 그 AI가 오히려 투자자를 속이는 무기가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원칙은 하나다. “설명은 그럴듯할수록, 수익 약속은 달콤할수록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의 열기만큼이나 투자자의 ‘확인 습관’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