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이렇게 오르는데 안 올릴 수가 있나요”
6일 포항의 한 기사식당에서 만난 업주 손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 식당은 2012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됐다. 지정 당시 4000원대였던 식사 가격은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버티다 결국 7500원으로 올라섰다.
손씨는 “쌀값이 오르고 반찬 재룟값도 계속 오르는데 가격을 그대로 두긴 어려웠다”며 “조금씩 오르는 게 아니라 한 번 오르면 그대로 부담으로 남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워낙 물가가 비싸다 보니 손님들도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국 착한가격업소는 1만 1762곳이고, 이들 중 포항에 278곳이 지정돼 있다. 지역 평균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온 업소들이지만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포항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착한가격업소 사장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정 당시 8000원이던 국밥 가격은 최근 9000원으로 올랐다.
그는 “돼지고기 값이 오르고 각종 부재료 가격도 계속 뛰었다”며 “버티고 또 버티다가 더는 안 돼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착한가격업소라는 이름이 있어 가격을 올릴 때 마다 더 고민하게 된다”며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127.34로 2020년 대비 27% 이상 상승했다. 곡물 물가지수는 121.43을 기록했고 쌀 물가지수는 2025년 7월 107.93에서 10월 120.31까지 급등한 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식당 원가와 직결된 주요 품목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어려움이 개별 업주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상욱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물가가 구조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는 착한가격업소라고 해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가격 유지를 정책 목표로 삼는다면 일회성 물품 지원이 아니라 원재료비나 공공요금 상승분을 반영하는 방식 등 보다 구조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착한가격업소에 대해 물품 지원과 공공요금 감면, 홍보 지원 등을 하고 있다”며 “현장 의견을 살펴 제도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