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간 대장정...대표적 성과 ‘김건희 구속기소’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위해 만들어진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80일 동안 활동을 28일 끝낸다.
이 특검팀의 정식 명칭은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선거개입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길고 복잡한 이름만큼이나 다사다난한 수사를 일단 마무리 지었지만, 공과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민중기 특검팀의 대표적 성과는 김건희 여사 구속 기소.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자로 인식됐던 김 여사의 범죄 행위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전·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된 것도, 구속된 것도, 기소된 것도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이다.
특검팀은 출범하자마자 도이치모터스 관련자들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를 통해 김 여사의 혐의를 다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였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 명태균씨, ‘통일교 청탁의혹‘에 연루된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위 취업 청탁 대가로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등이 대표적인 수사 대상자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김상민 전 부장검사,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가 인사·이권 청탁을 대가로 김 여사에게 목걸이, 귀걸이, 금거북이, 시계, 그림을 건넨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의 진술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결국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김 여사를 구속기소하는데 성공했다.
특검팀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통일교 청탁의혹‘ 연루자들도 모두 구속한 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일부 주요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개발특혜 의혹 △김 여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의 ‘집사게이트‘와 김 여사 간 연관성 등을 규명하지 못한 것은 특검의 대표적인 낙제점.
윤 전 대통령의 ‘매관매직‘ 개입 여부와 부부의 뇌물 혐의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 점도 특검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업무 외적인 내용도 많은 구설에 올랐다.
섬세하지 않은 일 처리로 편파·강압수사 논란을 낳았다. 민중기 특검의 주식 투자 논란, 소속 검사들의 ‘집단행동‘ 등 내적인 고초도 겪었다.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지난 10월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수사 기간 막바지에 터진 ‘전재수 전 장관 금품 수수 의혹’ 정황 등을 알고도 뭉갰다는 ‘편파의혹’ 으로 결국 통일교 특검까지 출범하게 된 것은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