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의 헌혈 참여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재학 중 헌혈유공장 ‘은장’을 받은 남매가 대구에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하늘(경희대 한의과대학) 양과 김희석(대구 영남고 3학년) 군이다.
21일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김하늘 양은 2018년 여고생 최초로 헌혈 은장을 받았다. 이후 20차례 이상 헌혈을 이어가 금장을 수여 받게 됐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학업과 연구를 병행하며 난치병 환자 연구와 치료에 기여하는 한의사를 꿈꾸고 있다.
동생 김희석 군은 2023년 12월 처음 헌혈을 시작해 약 2년 만에 30회를 달성했다. 김 군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누나의 헌혈 현장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헌혈에 참여하게 됐다”며 “초등학교 때 아빠와 누나가 헌혈하러 가면 따라가서 기념품 받고 같이 햄버거 먹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화학 분야에 관심이 높아 화학분석기능사와 위험물기능사 자격증을 독학으로 취득했으며, 화학공학과 진학을 준비 중이다.
남매의 아버지인 김무욱씨도 헌혈 100회 이상과 봉사활동을 이어온 지역 대표 봉사자로 통한다.
그는 “아이들이 꿈을 찾아 성장하는 모습만으로도 큰 기쁨인데,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까지 이어가고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봉사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헌혈 은장은 전혈 30회 또는 이에 준하는 성분 헌혈 30회를 달성해야 수여된다.
대한적십자 관계자는 “헌혈은 만 16세부터 가능하기에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30회를 채우기 위해서는 학업과 병행한 상당한 의지와 지속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달성은 매우 어려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장을 받은 고교생은 있었으나, 남매가 동시에 30회를 채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출생에 따른 청소년 인구 감소와 학업 부담, 활동 환경 변화 등으로 10대 청소년 헌혈 참여는 10년 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