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호칭문화는 매우 복잡하고 독특하다. 사회적 구조와 나이, 서열, 직장에 따라 호칭하는 방법이 각기 다르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애로를 겪는 분야 중 하나다.
친가, 처가, 외가 등에 따라 호칭이 다르고 나이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이 구분된다. 직장에서도 상사와 부하 간 사용하는 호칭이 별도 있다. 영어의 YOU에 해당하는 단어도 ‘님’ ‘씨’가 있는 반면 ‘놈’ 혹은 ‘것’까지 다양하다. 자칫 잘못된 단어 선택은 상대에게 큰 실례가 된다.
4년 전 가장 권위 있는 영어사전인 영국 옥스퍼드는 한국의 단어 26개를 표제어로 등재했다. 먹방, 김밥, 불고기, 삼겹살 등 한류문화와 관련한 단어다.
그중 눈여겨볼 것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오빠(OPPA)와 언니(UNNI)가 등재된 사실이다. 옥스퍼드 측은 K팝이나 K드라마가 등재의 결정적 이유라 했다. 외국인은 한국 배우나 가수를 부를 때 자신의 성별과 무관하게 ‘오빠’와 ‘언니’를 사용한다는 것인데 남성 외국인이 ‘오빠’ ‘언니’라 불러도 이상할 것 없다는 뜻이다.
“Oppa JinJa Deabak!”(오빠 진짜 대박)과 같은 말들이 K-컬처를 타고 세계 곳곳에서 들을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청탁문자 파문으로 대통령실 비서관이 사직했다. 이와 별개로 공적 관계 속에 그가 사용한 “형” “누나” 호칭을 두고 논란이다. 일부에서는 “민주당의 일종의 언어풍토”라고 했지만 공직자가 근무 중 “형, 누나”같은 사적 호칭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적 친밀감을 나타내는 표현의 사용은 공적 영역에서는 신중한 게 옳다. 공적 기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