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핵물리학자들에 의해 고안된 지구종말시계는 인류가 핵의 위협으로부터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계다.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미핵과학교육재단 회보 표지에 매번 게재되는 이 시계는 맨 처음 밤 12시 7분 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7번 수정됐다고 한다. 핵 위협이 커지면 앞당겨지고 핵 위협이 줄어들면 시간은 다시 뒤로 늦춰진다.
핵 전쟁의 가능성은 수도 없이 제기됐지만 실제 상호간에 핵을 사용한 전쟁은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은 전쟁이면서도 인류 모두가 가장 죄악시하면서 공포스러워하는 전쟁이 바로 핵 전쟁이다.
한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핵전쟁이 발발하면 지구촌 인구는 모두 사망하고 살아남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지구 종말을 의미한다.
전 세계 핵탄두의 90%를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가 맺은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 감축조약(뉴스타트·New START)이 지난 2월 5일 종료됐다.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미·러 간 핵 군축 체제가 일시에 사라지면서 세계는 핵무기 보유국 간 군비경쟁 과열이 일어날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뉴스타 조약에 의하면 미국과 러시아는 실전배치 핵탄두는 1550기 이하로, 운반체는 700기 이하로 제한하고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상호 시찰토록 약속했다.
두 나라 간의 조약은 반세기 동안 인류를 핵무기로부터 지켜주는 사실상 안전핀 역할을 했다. 추가 연장은 상호 간 입장이 달라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지구촌 인류가 핵무기 앞에 통제 불능의 상태로 노출된 상황이 사실상 도래한 꼴이다.
핵무기 없는 세상은 과연 불가능 한 것일까.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