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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클라라의 노래

등록일 2025-12-14 11:06 게재일 2025-12-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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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리살 (김달진 옮김)

조국의 시간들은 달콤하리 -

태양은 따스한 빛을 내리비추는 땅!

초원을 지나가는 산들바람은 우리의 인생,

바람 한 점 없는 정적은 죽음,

가장 부드러운 미풍은 우리의 사랑일지라.

 

어머니의 얼굴 아래 잠이 깰 때,

우리는 뜨거운 키스로 삶을 노래하고

어머니를 안으려 두 팔을 내밀 때도,

어머니를 올려보며 두 눈이 웃을 때도 그러하리니.

 

조국을 위해 죽는다는 건 얼마나 달콤한가 -

나의 땅 위에는 태양이 따스한 빛을 비추나니 ;

죽음은 조국과 어머니가 없고 사랑을 못 가진 자에게

미풍과도 같은 것.

……

리살은 19세기 후반 스페인 치하의 필리핀 독립 운동가이자 시인. 1896년 스페인 당국에 의해 35살 나이에 처형당했다. 위의 시는 죽음을 불사한 그의 조국애를 보여준다. 조국을 위한 죽음은 조국 없는 이에게는 미풍과 같다. 조국은 어머니 같아 조국 없는 이는 “사랑을 못 가진 자”인 것. 하나 여전히 “나의 땅 위에” “태양은 따스한 빛을 비추”고, 이 땅을 되찾기 위한 죽음은 산들바람이 되는 일이라는 것.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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