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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에 우는 상인들, 경북의 응답은?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11-27 16:17 게재일 2025-11-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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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서민금융복지팀 신설로 영세 소상공인 지원 강화
의성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순연씨가 카드 결제 단말기를 닦고 있다./피현진 기자 

“요즘은 손님 열명 중 아홉은 카드로 결제해요. 그런데 하루 매출이 20만 원도 안 되는 날엔 카드 수수료가 너무 아깝죠”

26일 의성군의 한 음식가게 문을 여는 상인의 얼굴에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식당업주 임순연씨(74)는 카드 결제 단말기를 바라보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임씨는 “예전엔 현금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다 카드나 휴대폰으로 결제하잖아요. 안 받자니 손님이 떠날까 걱정이고, 받자니 수수료가 부담되고 참 난감해요”라고 했다.

카드 수수료는 영세 상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금’과도 같다. 매출이 많지 않은 소상공인일수록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진다. 이는 곧 지역 상권의 경쟁력, 소비자와의 신뢰, 디지털 전환 속도 등 생계와 직결된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경북도는 올해부터 ‘서민금융복지팀’을 신설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이 팀은 단순한 수수료 지원을 넘어 금융 접근성 향상, 신용 회복,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포괄적인 서민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카드 수수료 지원 사업은 매출 기준 이하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 일부를 환급하거나, 지역화폐와 연계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수수료 절감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 QR 결제,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한 디지털 기기 보급과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카드사와의 협의를 통해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거나, 지역화폐 결제 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상인들이 디지털 결제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항과 구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정책의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역화폐 결제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수료 부담이 줄었고, 디지털 결제에 익숙해진 상인들은 “손님 응대가 빨라지고 회계도 편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나이가 많은 상인들은 “기계가 어렵다”, “QR코드가 뭔지 모르겠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어 맞춤형 교육과 지속적인 현장 지원이 필요하다.

임 씨는 “경북도의 지원이 있다는건 잘 알지 못했다. 지원내용을 더 다양화하면 좋겠다"면서 "우리가 장사를 계속할 수 있어야 시장도 살고, 지역 경제도 돌아가는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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