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법인세 유효세율이 OECD 국가 중 9위로 나타나 주요 경쟁국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 규제 강화와 해외 투자 증가 등 기업 환경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법인세율 인상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3일 발표한 ‘법인세 유효세율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23년 기준 한국의 법인세 유효세율이 24.9%로 OECD 38개국 중 9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을 지방세 포함 27.5%→26.4%로 1.1%포인트 인하했음에도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유효세율은 2017년 대비 1.9%포인트 상승, OECD 38개국 가운데 영국(4.7%p), 튀르키예(4.5%p)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효세율이 하락한 국가는 21개국으로, 한국은 소수 상승 국가에 해당한다.
한국의 순위는 2017년 19위에서 2018년 명목 최고세율 인상(24.2%→27.5%) 이후 급격히 상승해 2021년부터 9위권에 고착된 상태다.
한국의 유효세율(24.9%)은 OECD 평균(21.9%), G7 평균(24.1%)보다 높고, 중국(23.0%), 인도(24.0%), 싱가포르(16.1%)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경총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2017년 44.7%에서 2023년 24.0%로 20%포인트 이상 급락해 한국보다 낮아졌고, 중국도 동일 기간 유효세율을 사실상 유지하며 한국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경총은 유효세율이 경쟁국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현행 명목세율만으로도 한국의 유효세율은 OECD 평균 및 아시아 주요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투자 환경이 약화된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 논의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세경쟁력 부문에서 한국의 순위는 2025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30위로 하락했고 법인세율 순위는 40위까지 떨어졌다”며 “정부와 국회가 경쟁국 대비 뒤처지지 않는 세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자본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의 회복을 위해 경쟁국 수준의 조세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기업 활력 제고 정책을 주문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