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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 성분 30배 늘린 ‘기능성 배추’ 나왔다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1-18 15:24 게재일 2025-1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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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아시아종묘, 유전자가위 기술로 고기능성 신품종 육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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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항산화 성분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기능성 배추를 개발했다. 사진은 자색배추의 녹색화 표현형 및 주요 플라보노이드의 함량 변화.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이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항산화 성분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기능성 배추를 개발했다. 농진청은 17일 아시아종묘와 공동 연구를 통해 항산화·항염 기능이 뛰어난 플라보노이드 ‘쿼세틴(Quercetin)’을 다량 함유한 녹색 배추 육종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농작물신육종기술 개발사업단 과제로 2020년부터 민관 협업 형태로 추진됐다. 연구진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자색 배추에서 안토시아닌 합성의 핵심 유전자(BrDFR)를 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물질 대사 경로를 전환했다. 그 결과 자색이 사라지고 녹색 배추 형태를 유지하면서 쿼세틴 함량이 기존 녹색 배추 대비 30배, 아이소람네틴은 10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산화 활성 측정에서도 기존 자색 배추보다 높은 항산화 기능이 나타나 기능성 강화가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관련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Plant Physiology and Biochemistry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과 함께 아시아종묘에 이전됐다.

쿼세틴은 양파·사과 등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으로 항산화·항염 작용을 비롯해 심혈관·면역 기능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이 알려져 있다. 일반 배추에는 극미량만 존재하지만 이번 기술을 통해 고기능성 물질을 직접 함유한 배추 개발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다.

농진청은 이번 성과를 “원하는 대사 경로로 작물 성분을 설계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규정했다. 이시철 농촌진흥청 식물소재바이오공학과장은 “평범한 채소를 기능성 채소로 바꿀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한 만큼 다양한 작물에 확대 적용해 농업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아시아종묘 역시 신기술을 활용한 품종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준 생명공학육종연구소장은 “정확하고 신속한 품종 육성이 가능해지면 관련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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