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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사과 수입 문 열리면···경북 사과산업 ‘직격탄’ 불가피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1-08 16:16 게재일 2026-01-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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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과 63% 생산지 경북, 가격·물량 모두 압박
미국산 후지 가격 국산의 절반 수준···산지 충격 집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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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청송사과축제 기간 중의 사과판매부스 전경. /청송군 제공

미국산 사과의 국내 수입이 허용되면 국내 최대 사과 주산지인 경북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북은 전국 사과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지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미국산 사과가 유입되면 지역 사과 산업 전반이 직접적인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농협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미국 사과산업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사과 생산량은 46만t으로 미국(492만t)의 9% 수준에 불과하다. 재배면적 역시 한국은 2만4000㏊로 미국(12만1000㏊)의 20% 수준이다. 특히 주생산지를 보면 미국은 워싱턴주가 전체 생산의 69%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경북이 63%를 담당하는 만큼 지역 집중도가 매우 높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보고서는 미국산 사과가 국내에 수입될 경우 예상 판매가격이 1㎏당 4400~7100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산 후지 사과의 국내 판매가격은 1㎏당 약 4440원으로 최근 5년간 국산 후지 사과 도매가격 평균(6050원)의 73%, 2025년 가격 기준으로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갈라, 레드 딜리셔스 등 주요 품종 역시 국산 대비 45~79% 수준으로 가격 우위를 보인다.

경북은 국내 사과 재배면적과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 충격이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경북 사과 재배면적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후지 품종은 미국에서도 대량 생산되는 품종이어서 수입이 허용될 경우 직접적인 경쟁 구도에 놓이게 된다. 보고서는 “국내 소비 비중이 가장 높은 후지 품종이 수입될 경우 국내 사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산 신선 사과는 검역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국내 수입이 제한돼 있다. 다만 보고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측이 한국의 과일류 검역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향후 검역 절차가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산 사과는 멕시코·캐나다·베트남 등으로 연간 약 90만 톤이 수출되는 세계 2위 수출 품목으로 수출 경쟁력이 이미 입증된 상태다.

정용호 농협미래전략연구소 차장은 “미국산 사과 수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유통 가격 폭락 뿐 아니라 경북 사과 농가의 소득 감소, 재배 포기, 산지 구조조정 등 연쇄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북은 국내 사과 산업의 ‘버팀목’인 만큼 충격 역시 지역 단위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 사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북의 한 전문가는 “미국산 사과 수입은 경북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사과 산업 기반 전반을 흔들 수 있다”며 “검역·통상 대응과 함께 주산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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