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덱스 총회서 신규 작업 승인···수출 규제 완화·시장 확대 기대
우리나라 대표 수산식품 ‘김(Gim)’의 국제 표준화 작업이 본격 개시됐다.
해양수산부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을 위한 신규 작업 승인 요청’ 안건이 14일(현지 기준) 통과됐다고 17일 밝혔다.
해수부는 지난해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김 시장 안정과 수출 확대를 위한 국제 표준화를 추진해 왔으며, 이번 승인으로 김 산업의 글로벌 교역 저변이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 국제 분쟁 기준 마련···수출국 요구 대응 부담 감소
코덱스(World FAO·WHO 합동 위원회)가 만드는 규격은 식품 분야의 유일한 국제 기준이다. 김에 대한 품질, 위생, 표시, 시험법 등이 세계 기준으로 제정되면, 수출 과정에서 각국이 요구하는 개별 규정을 충족하기 위한 기업 부담이 줄어들고, 국제 분쟁 발생 시 공식 해결 기준으로 기능하게 된다.
김 수출액은 △2022년 6억4800만 달러 △2023년 7억9300만 달러 △2024년 9억9700만 달러로 매년 증가하며 대표적인 K-수산물로 자리 잡았다.
△ 마른김·구운김·조미김 3종 대상···지역규격에서 세계규격으로 승격
세계 규격 전환 대상은 마른김·구운김·조미김 3종이다. 현재 이들 제품은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채택돼 있으며, 지역 규격을 토대로 세계 규격이 논의된다. 한국 김의 특징인 파래·감태·매생이 등 다양한 해조류 사용도 규격에 반영돼 있다.
지역 규격이 세계 규격의 초안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신규 작업이 승인되면 1·2단계를 건너뛴 ‘3단계’부터 심의가 진행된다. 이후 분과·사무국·총회를 거치는 반복 심의를 통해 최종 세계 규격이 채택된다.
△ 인삼·고추장 이어 수산물 최초 세계 규격 기대
김의 세계 규격 추진은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정하는 첫 수산물 국제 규격이 될 전망이다.
이전에는 인삼(2015년), 고추장(2020년)이 지역 규격에서 세계 규격으로 전환된 바 있다.
해수부는 2010년부터 김 제품 규격화를 최초 제안하고 2017년 아시아 지역 규격 채택을 이끌어냈다. 이후 유럽 등 해조류 소비가 익숙하지 않은 시장 진출 확대를 목표로 세계 규격 전환을 지속 추진해왔다. 올해 9월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에서 신규 작업 개시 동의를 확보하면서 이번 총회 상정이 가능해졌다.
△ “수산물 중 최초의 세계 규격 될 것”···추가 품목 확대도 추진
박승준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정하는 최초의 수산물 세계 규격이 된다”며 “전문기관과 협력해 김 외의 우수 수산물도 추가적으로 국제 규격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북지역 수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북에서도 김 양식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면서, “앞으로 경북에서 김 양식 사업을 추진할 때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국제 규격에 맞추어 양식 방법부터 생산과정과 상품화에 이르는 전 부문을 선제적으로 점검 수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