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보다 병원·카페·식자재마트가 더 필요해" "공터 장기화하면 상권 회복 어려워"
“인근에 장 볼 곳이 있어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주민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이 유치되면 좋겠어요.”
대구 서구 내당동 홈플러스 내당점이 지난 8월 14일 폐점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인근 주민들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모양새다. 인근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 확대로 불편이 크지 않아서다. 다만, 상인들은 유동 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어 시름을 앓고 있다.
내당점은 20년간 서대구권 대표 대형마트로 운영됐으나 매출 감소와 노후화, 본사 구조조정으로 폐점했다. 현재 부지는 공터로 남아 외벽 공사만 진행 중이다. 인근에는 롯데마트 상인점, 이마트 서대구점 등 대형마트가 10분 거리 내에 밀집해 있고, 창고형 할인점과 전통시장도 있어 주민들의 대체 소비처가 확보된 상황이다.
평리동 주민 황보필자 씨(68) 는 “늦은 저녁 시간에 장을 보러 가면 저렴한 물건도 구매할 수 있었는데 폐점돼 아쉽다”면서도 “최근 서구에 대형 식자재 마트 2곳이 문을 열어 가격을 비교하며 장을 볼 수 있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내당점 폐점 이후 인근 성서 홈플러스를 주로 이용한다는 평리동 주민 조 모 씨(37)는 “대형마트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장마다 특색있게 리뉴얼 등을 했지만 내당점은 방치된 측면이 있다 보니 점차 쇠락의 길을 걷게 된거 같다”며 “폐점 이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구의 자체의 기업이 없다 보니 해당 부지에 아파트 말고 기업들이 와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은 홈플러스 폐점으로 인한 상권 위축을 걱정했다.
내당역 인근 편의점 주인은 “주말마다 홈플러스를 이용하던 손님이 줄어 매출이 감소했다”며 “공터가 장기화하면 상권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주민들은 폐점 부지에 대형마트 재입점보다 생활밀착형 시설 유치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 김 모 씨(70대)는 “마트보다 병원이나 카페, 식자재마트가 더 필요하다”면서 “복합시설로 개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부지는 상업지역으로 분류돼 있으나, 아직 뚜렷한 개발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전문가 온라인 소비 확대와 인건비 상승으로 대형마트 도심 입점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부동산 개발 가치가 우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도 분석했다.
대구 서구청은 “부지와 관련해 행정 절차 등에 대한 접수가 되면 조속한 개발을 위해 업체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