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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한 경주문화, ‘K-컬처’ 주역되길

등록일 2025-11-02 16:24 게재일 2025-1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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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 동안 정상회의가 열린 보문단지와 경주박물관 일대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지만, 경주 시내는 해외 관광객들로 붐볐다. 신라천년의 고도(古都) 경주가 ‘K-컬처’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핫 플레이스’가 된 곳은 불국사와 황리단길이었다. APEC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30일 불국사를 찾았다. 그는 석가탑과 다보탑 앞에서 “어메이징”을 연발했으며, 대웅전에서 직접 향을 피우고 불상들을 보면서 신라 문화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경주민속공예촌도 찾아 물레판 위에서 점토가 빚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국은 역시 기술력의 나라”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불국사에서는 김혜경 영부인이 주재한 APEC 정상 배우자 초청 문화 행사도 열렸다. 캐나다 총리의 부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를 비롯해 뉴질랜드·필리핀·싱가포르·대만·태국 6개국 배우자와 자녀들이 참석해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신을 직접 체험했다. 이들은 불국사의 대표상징물인 청운교와 백운교를 배경으로 공식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대통령실은 “두 다리에 신라 석공예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첨성대와 대릉원이 위치한 황남동 ‘황리단길’은 행사 기간 내내 외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관광객들은 도심에 자리 잡은 고대 왕릉을 보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 같다”며 감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과 마고 마틴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보좌관도 이날 황리단길의 한 젤라또 가게에서 포착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레빗은 이날 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황리단길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화장품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는 ‘문화창조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처음으로 명문화했다. K-컬처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또 다른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 경북도와 경주가 K-컬처 확산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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