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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수원·신공항 등 TK현안 챙겼다…李 대통령 취임 후 첫 대구 방문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5-10-24 21:00 게재일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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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 첫 대구·경북(TK)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메디시티·인공지능(AI) 로봇수도 등 대구의 미래 경제 발전 방안을 소개한 데 이어 TK지역 현안인 대구 취수원 이전 및 TK신공항 이전에 대한 지원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TK에 대한 애정을 과감히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TK는 제가 태어난 곳으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게 있다”며 “각별히 여러분을 뵈니 옛 생각도 새록새록 나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또 “대구에 안경업체가 많은데, 제가 쓰는 안경도 대구에서 만든 것”이라면서 “가급적 (안경은) 대구에서 생산한 것을 쓰시라”고 권하기도 했다. 

지역 균형 발전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대통령실은 서울 용산에 있으니 매일 겪는 건데 거기는 사람이 많아서 집이 부족한데, 지방으로 가면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수도권의 집값이 소득 대비 가장 높은 편일텐데, 이 문제가 시정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될 것”이라며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지역균형발전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구에 대해선 “대구도 한때 정말 잘 나가던 도시였고, 대구는 자긍심 그 자체이던 시절이 있었다”며 “하지만 대구 지역내 총생산이 지역에서 꼴찌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TK지역 현안 해결 의지도 드러냈다. 한 참석자가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하자 이 대통령은 “TK의 중요한 현안 중 하나라 환경부에 지시해 꽤 오랫동안 점검 중”이라며 “강의 표면수가 아닌 지하의 물을 취수하는 시스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용도 적고 빨리 할 수 있고 깨끗한 원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확신이 들면 공개적으로 언급할 텐데 아직은 검토 중”이라며 “어느 세월에 될 지 모르는, 가능성이 어찌될 지 모르는 방식이 아니라 실효적인, 빠른 시간 내에 결론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겠다”고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또 TK신공항 이전에 대해선 “국비 지원을 쉽게 약속하긴 어렵지만 규모나 얼마정도 지원해야 하는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편익은 얼마인지 충분히 검토해서 실현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실현 가능하도록 해야지, 빈말 하면 안되지 않느냐. 하려면 똑바로 제대로 해야 한다”며 정책적 검토 절차를 거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특히 군공항 이전 시 후적지는 산업 기반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항은 옮기는 게 맞다”며 “(대구공항 후적지를) 주거단지로 만드는 것은 안되고 산업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군 공항 이전은 국방, 국가 사무니까 적정하게 다시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TK신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에게 발언권을 부여하면서 “저에게 덮어씌우면 안 된다”고 웃음 섞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주 부의장은 “군부대는 나라 것이고, 대구가 70년째 소음 피해를 입는데 ‘알박기’ 해놓고 답답하면 알아서 옮기라는 건 국가의 갑질이다. 나라가 앞장서서 옮겨달라”며 “정부에서 해결이 안되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제소하려 했다”고 말해 이 대통령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세호 대구시치과의사회 회장이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 필요성을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에게 “치의학연구원 설립을 준비 중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 장관은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이 마무리됐고, 4개 시도가 유치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내년에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외에 이 대통령은 한 중학생 학부모가 ‘중학생부터 교육감 투표권을 달라’고 제안하자 “농담같기는 하지만 상당히 현실적 문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당사자고 주체인데, 왜 나이 어리다고 판단권한을 뺏나. 우리도 이해관계에 있다. 이성적·합리적 판단할 능력이 충분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중고등학생과 18세 이상의 투표 성향 차이 등을 한번 대통령실에서 조사해보자”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수 핵심 지지 지역을 찾아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며 통합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강원 지역 타운홀 미팅에서 김진태 강원지사의 발언 요구를 제지한 것과 달리 TK지역에서는 주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도 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과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의 자리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이 대통령은 “우리 의원님 두 분은 자리를 오늘은 앞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의자를 옮겨서 앞으로 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두 의원을 향해 “대통령과 국민들의 직접대화 자리여서 별도로 발언할 기회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며 “꼭 하실 말씀 있으면 이따 한 번 하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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