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방파제에서 초대형 무늬오징어가 낚여 낚시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오후 8시경 울릉군 서면 남양리 한전방파제. 평소처럼 갯바위 낚시를 즐기던 김지호(45) 씨는 낚싯대를 던진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강한 손맛을 느꼈다.
“처음엔 암초에 걸린 줄 알았어요. 그런데 릴을 감는데도 묵직하게 버티더라고요. 수면 위로 떠오를 때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김씨가 낚아 올린 건 무게 2.8kg, 몸통 길이만 1m에 달하는 대형 무늬오징어였다.
이날 그는 조류가 완만하게 흐르는 외항 수심 약 6m 지점에서 입질을 받았다. 김씨는 “제트 분사력이 엄청나 낚싯대가 휘청거릴 정도였다”며 “울릉도에서 이런 크기의 무늬오징어를 만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무늬오징어는 주로 제주도와 남해, 동해 남부 해역에 분포하며 수온이 20도 안팎으로 안정되는 가을철이 산란기다. 해조류가 풍부한 암반지대나 방파제 주변에 알을 붙이고, 치어는 연안 얕은 곳에서 자라 성체가 된다.
과거엔 울릉도하면 생각나는 어종이 오징어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해수 온도 상승과 기후 변화로 오징어 조황이 크게 줄었다. 대신 요즘은 학꽁치와 갑오징어가 방파제 낚시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지 낚시인들은 “올가을 무늬오징어가 자주 잡히진 않지만, 크기가 엄청나다”며 “수심 5~8m권 완만한 조류대가 포인트”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대형 무늬오징어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낚시 커뮤니티에는 “울릉도 괴물 등장”, “3kg급이면 사실상 기록급”이라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