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형 소비에서 대중적 구독문화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료 구독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AI 소비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업무부터 일상생활까지 AI가 깊숙이 스며들며 주요 구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22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생성형 AI가 고정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SNS상 언급량에서도 유튜브, 네이버와 나란히 상위권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실제 한국은 챗 GPT 유료 구독자 수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 대비로는 사실상 전 세계 1위 수준이다.
AI 구독은 시즌에 따라 이용 추이 차이가 뚜렷했다. 신학기가 시작되는 3~4월은 전월보다 구독자 수가 크게 늘고 방학 시즌인 7~8월과 1~2월에는 줄어드는 패턴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9.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20대가 26.1%로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 이하는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253% 증가했다.
연령에 따라 활용 목적도 다양하다. 10대는 과제·수행평가·고민상담 등 학업과 일상 문제 해결사로, 20대는 자소서·논문·과제 등 학업 중심으로 사용했다. 30대는 사주·주식·로또 등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영역의 조언자로, 40대는 영어회화·엑셀·번역 등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도구로 활용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사용법’, ‘뜻’ 같은 키워드를 자주 검색해 AI를 배워야 하는 학습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 비중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남성 비율이 70%로 압도적이었으나 지금은 6 대 4까지 좁혀지며 여성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남성 중심의 ‘얼리어답터형 소비’에서 성별 구분 없는 ‘대중적 구독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이용자들의 활용방식도 점차 발전해 나가고 있다. 여러 AI를 함께 사용하며 장단점을 비교하고 보완해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2개 이상 서비스 동시 구독자가 지난해보다 274% 증가했다.
구독의 ‘지속성’도 눈에 띈다. 일회성 구독자는 줄어든 반면 2개월 이상 연속 구독자는 지난해보다 213% 상승했다. 특히 4개월 이상 장기 구독자 증가율은 191%에 달했다.
생성형 AI는 더 이상 일부가 소비하는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다. 새로운 루틴이자 일상으로 자리 잡으며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