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을 두고 여권이 19일 거칠게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면회를 “헌법에 대한 조롱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전날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치 떨리는 내란의 밤을 기억하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국민의적’ 같은 위헌정당 국민의힘을 해체시키자고 국민이 두 주먹 불끈 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층 ‘윤 어게인’에 대해서도 “끔찍한 정신세계”라고 평가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불복을 넘어선 명백한 제2의 내란 선동”이라며 “장 대표의 윤석열 면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극우세력 망동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정상적 보수정당이 아니라 한국형 극우 정당이 됐음은 계속 확인되고 있다”며 “예수께서 이러한 행태를 보면 뭐라고 하실까.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벌이는 작태는 이 땅의 신실하고 양심적인 기독교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장 대표 면회를 두고 반발 기류가 나타났다. 김재섭 의원은 당 의원 온라인 대화방에서 “당대표로서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였다”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해명해 주길 바란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당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만하시죠”라고 직격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에 “정청래, 조국, 박지원 등이 벌 떼처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부동산, 김현지, 민중기 등으로 간만에 여야 공수 교대가 이뤄지는데 이렇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은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윤 전 대통령 면회를 약속한 만큼, 강성 지지층을 달래고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면회를 진행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장 대표는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일반 면회 형식으로 윤 전 대통령을 만났으며 면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면회 일정은 최고위나 원내 지도부와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고, 이는 개인 정치인으로서의 만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