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울릉도 해안가, 연보랏빛 해국이 유혹한다···절벽 바위틈 마다 ‘가을의 섬’ 물들다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10-19 10:33 게재일 2025-10-20 3면
스크랩버튼
화산섬 절벽을 뚫고 피어난 해국, 매서운 해풍에도 꿋꿋한 생명력…울릉도 가을 절정
울릉도 일주도롯가에 피어난 해국. 멀리 삼선암이 보인다. /김두한 기자 

울릉도 해안가가 연보랏빛 물결로 출렁인다. 

 

일주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절벽 바위틈 마다 얼굴을 내민 해국(海菊)이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해풍을 맞으며 고개를 든 꽃들은 마치 “이 섬의 가을은 나의 계절이다”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울릉도의 해국은 이름 그대로 바다의 국화이다.  깎아지른 듯한 화산절벽, 거친 바위틈 사이로 연보랏빛 꽃잎이 피어나며 섬의 풍광을 신비롭게 물들인다. 

특히 북면 섬목에서 천부리로 이어지는 일주도로 구간에서는 해국이 무리지어 피어나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검은 현무암 절벽 사이에 핀 보랏빛 꽃송이들은 색의 대비가 뚜렷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온다.

일주도롯가에 피어난 해국. /김두한 기자 

해국은 잡초가 무성한 곳보다 오히려 바람 센 절벽과 바위틈을 택해 피어나는 꽃이다. 바다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고고하게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울릉도 사람들의 강인한 삶을 닮았다. 거칠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피어난 해국은 ‘섬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일주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천천히 섬을 돌아보는 여행객들은 곳곳에서 피어난 해국과 마주친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꽃잎 사이로 짙푸른 바다와 용암 절벽이 어우러져 사진 한 장 한 장 마다 자연의 예술이 완성된다.

울릉도 북면 섬목·현포 일대, 서면 남양·태하 해안도로는 특히 ‘해국 포인트’로 꼽힌다. 이 지역은 차창 밖으로 바다와 절벽, 그리고 해국이 동시에 펼쳐져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관광객들은 “가을 울릉도는 단풍보다 해국이 더 인상적”이라며 감탄을 쏟아낸다.

울릉도 해국은 바닷가에 피어나 해풍을 맞으면서 색깔이 더욱 뚜렷하고 영롱하다. /김두한 기자 

해국은 국화과의 다년초이다. 높이는 25~60cm에 이른다. 줄기는 윗부분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꽃은 7월부터 11월까지 피며 울릉도에서는 10월~12월 초까지 만개한다. 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으로 두껍고 털이 빽빽해 희게 보인다.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도의 가을은 꽃 보다 바다, 바다 보다 해국이 아름답다”며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예술작품이 바로 이 계절의 해국”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동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