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나흘째인 16일,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충돌하며 일부 감사가 파행을 거듭했다.
이날 오전 감사원 국감에 나선 법사위는 감사 시작 20여 분 만에 정회되는 등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다. 여야는 전날 범여권 주도로 진행된 대법원 현장검증의 적절성을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대법원 현장 국감은 매우 정상적이고 대법원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은 “이 서류 제출 요구 목록 어디에도 (재판) 기록이 없다. 우리는 재판의 내용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겠다”며 현장검증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전날 의결한 서류제출 요구 목록 어디에도 재판기록은 없다고 반박했다. 나경원 의원은 “보고서 작성, 보고서 분량, 결재 회람 이것이 재판 기록이 아니면 무엇인가.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드는 것 아니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충돌로 정회 후 한 시간 만에 겨우 재개된 감사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이 꾸린 쇄신 TF를 두고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진행한 감사는 정치 표적 감사라며 이를 살펴보겠다는 쇄신 TF를 엄호하고 나섰다. 전현희 의원은 “스스로 자성하고 재점검하는 것, 국민 신뢰를 위해서 매우 바람직하고 헌법기관으로서 위상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임 정권의 감사 결과를 뒤집으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동욱 의원은 “전 정부 감사에게 다시 감사하는 것은 감사원의 신뢰와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도 ‘욕설 문자 공개’ 및 ‘고발전’으로 맞선 여야가 재충돌하며 감사 중지가 반복되는 등 파행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일부러 번호를 공개한 것 아닌가. 그렇게 해서 개딸들에게 표적이 되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한 것 아니냐”라고 항의했다.
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제가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서 똑같이 욕설했다고 하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맞섰다. 이후 과방위는 여야 간의 이견으로 인해 감사가 반복적으로 중단됐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