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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냉천 정비 ‘안전·환경·도시재생’ 삼중 과제···항사댐 사업 지연에 불안 고조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5-10-19 15:37 게재일 2025-10-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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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사댐 현황도./포항시제공


포항 남구 오천읍을 가로지르는 냉천 정비사업이 치수 안전, 도시재생, 환경 복원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놓고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하천 제방이 붕괴되며 대규모 침수 피해를 초래한 이후 추진돼온 이 사업은 방식과 속도를 둘러싸고 주민, 환경단체, 행정기관간 이견이 첨예하다.

냉천 유역은 상류 경사가 급하고 배수 구조가 취약해 집중호우시 수위가 단기간에 상승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2018년 도로 침수, 2020년 주택 침수에 이어 힌남노 당시 하류 제방이 붕괴되며 오천읍 일대가 초토화됐다. 현재 포항시는 제방 보강, 하상 준설, 배수펌프장 신설, 노후 교량 재가설 등을 포함한 정비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포항시는 단순한 복구 공사를 넘어 하천 양안에 산책로·자전거도로·소규모 광장을 조성하고, 오천읍 생활하천을 도시재생의 핵심 축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비 구간은 시가지 중심부를 통과해 상권, 주거, 교통, 환경이 맞물려 있어 지역 인프라 재편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직강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생태계 파괴와 생태축 단절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냉천은 어류와 조류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하천으로 자연형 복원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비사업의 상류 기반이 되는 항사댐 건설은 공사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면서 사업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수익성 저하를 사업참여를 포기하면서 착공 시점이 불투명해졌고, 예산 조정 및 재입찰이 추진 중이다. 포항시는 해당 사업을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위탁 추진하고 있다.

냉천교 재가설 공사도 상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사로 인한 교통 통제로 청림동 상권이 위축되고 구룡포 관광객 유입도 감소하면서 후속 지원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정비사업은 재난 대응, 생태 복원, 도시재생이라는 3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복합 과제다. 착공 일정 지연과 예산 부담, 환경 훼손 논란이 남아 있는 가운데 주민 신뢰와 참여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설계와 공정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하천 관리 체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포항시는 냉천 정비를 지역 안전과 도시재생의 균형 모델로 만들 방침이지만, 실질적인 추진력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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