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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 검토”···대두 구매 거부에 보복 시사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0-15 09:14 게재일 2025-10-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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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통상 긴장 재점화···식용유·바이오연료 교역 새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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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주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백악관 갤러리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구매 축소를 ‘경제적 적대행위’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과의 식용유 교역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양국 간 관세·공급망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 및 바이오연료 분야로까지 긴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산 대두를 사지 않아 미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복 차원에서 식용유와 기타 교역 품목의 거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식용유는 미국 내에서도 충분히 생산 가능하므로 중국으로부터 수입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단에도 “시진핑 주석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때때로 시험대에 오른다”며 “중국에는 항상 경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곡물·바이오연료 시장 흔들

이번 발언 직후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미·중 통상 긴장 재점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의식한 매도세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곡물 메이저 기업인 아처-다니엘스-미들랜드(ADM)와 분게(Bunge)의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통상 협의를 통해 양국 간 마찰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돌발 발언으로 협상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사용후 식용유 수입 논란도 재점화

미국 내에서는 이미 중국산 사용후 식용유(used cooking oil) 수입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제품은 바이오연료 원료로 활용되지만, 값싼 중국산이 대량 유입되며 미산(美産) 대두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24년 중국산 사용후 식용유 수입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수입 우대조치 축소와 관세 재조정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농가들은 최근 곡물가격 하락과 중국의 대두 구매 축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농가 지원금 집행은 일부 정부기관 셧다운 여파로 지연되고 있으며, 농민들은 “보조금보다 중국과의 실질적 무역합의 복원이 더 절실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중 통상, ‘농업·에너지’ 전선으로 확산

이번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의 전선을 산업·에너지·농업 등으로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식용유와 바이오연료가 새 무역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전면적인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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