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이 중국산 시장 확산 부추겨…정희용 “국산 기술력 강화 시급”
최근 5년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기계 구입지원 사업을 통해 중국산 농업용 드론 구입에 177억 원이 넘는 융자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원금이 사실상 중국산 드론 시장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농업기계 구입지원 사업을 통해 총 1235대의 농업용 드론 구입에 200억8500만원이 융자 지원됐다. 이 가운데 중국산 드론 구입 지원액은 177억2200만원(1030대)으로 전체의 88.2%를 차지한 반면, 국산 드론은 23억6300만원(205대)에 그쳤다.
중국산 드론에 대한 지원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0억4100만원(119대) △2022년 31억6400만원(182대) △2023년 34억1800만원(197대) △2024년 47억7000만원(275대) △2025년(1~8월) 43억2900만원(257대)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중국산 드론 중 88%가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DJI’ 제품으로 확인됐다. DJI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자국 내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인 기업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농업용 드론뿐 아니라 전체 드론 시장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국산 드론 기술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농업 현장을 중국산 드론이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융자 지원이 오히려 중국산 드론의 확산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국산 농업용 드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가 적극적인 R&D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