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인구감소지역의 자살률이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어 ‘정신건강 돌봄 공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비례) 의원이 9일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인구감소지역 89곳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자살률(29.1명)보다 7.2명 높은 수준이다. 자살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67곳(75.3%)으로, 인구감소지역 4곳 중 3곳에 해당했다.
자살률 상위 10곳도 모두 인구감소지역이었다. 충남 청양군이 인구 10만 명당 60.3명으로 가장 높았고, 강원 홍천군(59.9명), 강원 정선군(56.3명), 전남 진도군(55.8명), 경북 봉화군과 강원 태백시(각 55명), 충남 보령시(54.0명), 충남 태안군(53.1명), 강원 영월군(51.5명), 경북 성주군(50.4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정신과 의사 수는 평균 8.3명이지만,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63곳(70.8%)은 이보다 적었다. 정신과 의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전국 28개 시·군·구 가운데 24곳(85.7%)이 인구감소지역으로 파악됐다. 자살률 상위 지역인 청양군·정선군·봉화군 등도 모두 정신과 의사가 한 명도 없는 ‘의료 공백 지역’이었다.
김선민 의원은 “자살률이 높고 보건의료 환경이 열악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정부의 실태 조사가 시급하다”며 “보건복지부는 심층적인 연구와 함께 지역 맞춤형 정신건강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