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등 中 의존도 50% 넘어···경북 산업단지 대응 시급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소금속 가운데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희귀금속에 대한 국내수요처에는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경북 동해안과 대구권의 주력 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공급망 다변화 없이는 지역 제조업 전반의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업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희소금속 31종 가운데 16종의 수입 비중이 중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차전지 양극재의 필수 소재인 리튬은 수입량의 65%, 반도체 핵심 소재인 니오븀(78%)·규소(63%),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갈륨(98%)·흑연(97%)·인듐(93%)·마그네슘(84%) 등 대부분의 첨단소재가 중국 의존 구조다.
특히 비스무트(100%)의 경우 전량을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산업계는 이런 높은 대중(對中) 의존도가 경북·대구권 첨단산업단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포항 영일만·문산·외동 산업단지에 집중된 2차전지·양극재·비철금속 가공업체, 구미 국가산단 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등도 소재 조달 불안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핵심광물 ‘비상수급 2단계’를 발령했다. 2018년 통계 작성 이후 첫 조치로, 가격 급등과 수입 불안이 일정 수준을 넘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가격·수입량·산업 이슈를 종합 평가해 수급단계를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이재관 의원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이 희토류와 핵심 광물을 사실상 ‘전략무기’화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해외 자원개발·재자원화 기술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도는 2차전지·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배터리 리사이클링 특화단지 조성,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엘앤에프 등과의 협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역 산업계는 “핵심 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면 재활용·리사이클링 산업 육성과 함께, 희소금속의 국내 정련·비축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