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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시선으로 다시 삶을 바라보게 한 책 한 권 ‘창가의 토토’

등록일 2025-09-25 16:06 게재일 2025-09-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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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책 표지.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계절, 따뜻한 햇살 아래 책 한 권을 펼치기 좋은 시기다.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는 이 계절에 어울리는 잔잔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주인공 토토의 엉뚱하고 순수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교육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 책장을 펼쳤을 때, 주인공 토토의 행동은 낯설게 다가왔다. 수업 시간에 창밖만 바라보거나 길가 아저씨를 불러 세우는 모습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어린이라면 그럴 수 있지”, “그 나이에는 당연한 호기심일 수도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며,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토토가 ‘문제아’로 낙인찍혀 쫓겨난 뒤 들어간 도모에 학원은 독자에게도 놀라움을 준다. 입학 첫날 네 시간 동안 토토의 이야기를 들어준 교장선생님, 원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수업, 아이들의 마음을 존중하는 분위기는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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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가의 토토’ 책 부분.

특히 토토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는 대목은 교육 현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실제로 책을 읽으며 아이들을 가르칠 때 ‘공부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고 싶다’는 교사의 마음과 겹쳐지기도 한다. 물론 제도적 한계 속에서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한 아이의 목소리에 끝까지 귀 기울여 주는 어른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평생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책을 덮은 뒤에는 내 안의 어린아이를 원망하거나 감추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변화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아이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더 귀 기울이고 싶다는 다짐 또한 남았다.

‘창가의 토토’는 단순한 성장담 그 이상으로서, 우리 모두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시선과 마음을 되살려낸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호기심과 자유로운 마음은 어른이 된 지금의 삶에도 충분히 의미 있는 깨달음을 준다.

또한,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태도가 작은 일상의 순간들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지 다시 한번 일깨운다. 이 책을 만나게 된다면, 스스로 마음속 ‘토토’를 만나고, 세상과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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