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영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장은 “앞으로 5년은 환자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병원의 정체성을 다지고, 지역 의료의 신뢰를 회복하는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병원장은 안과 전문의로 황반변성과 망막질환 치료에 평생을 바쳐온 인물이다. 그는 “처음부터 안과를 꿈꾸던 것은 아니었지만, 인턴 과정에서 여러 과를 경험하면서 수술 비중이 많고 환자군의 폭도 넓은 안과에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에도 정재영피안성(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이 인기과였지만, 그중 안과는 제 역량을 지속가능하게 펼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대가대병원이 내세우는 가장 큰 자산은 ‘환자 경험’이다. 보건복지부 환자경험평가에서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꾸준히 상위 10위권을 유지해왔다.
김 병원장은 “의료진의 실력은 기본이지만, 환자와의 교감, 부서 간 협업, 병원 환경 개선이 결국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의 품질을 결정한다”며 “환자 만족도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병원이 자랑할 수 있는 진료 성과로 간이식과 간담췌 분야를 꼽았다. 김 병원장은 “간이식은 오랫동안 대구·경북에서 독보적 실적을 유지해왔고, 최근에는 간담췌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며 “서울 ‘빅5’를 제외하면 지방권 가운데서도 고난도 수술 경쟁력이 높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로봇수술센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출발은 다른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조금 늦은 편이었지만 여러 교수님들의 노력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며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 병원 차원에서 부담도 있지만, 곧 새 장비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고, 대가대병원에서 처음 시도된 갑상선 수술처럼 새로운 술기를 개발해 환자 회복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역 의료 수준에 대한 평가에서는 자부심과 아쉬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김 병원장은 “대구는 상급종합병원 다섯 곳이 경쟁해 환자의 수도권 유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임상 수준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연구력과 재정·인력 지원에서는 수도권 대형병원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의과대학 정원 문제를 언급하며 “우리 의대는 학생 수가 적어 교수 밀착 교육과 인성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대구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정원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지방 의료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이 개원 45주년을 맞아 중기 발전계획 ‘STELLA2030’을 수립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교수와 직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병원의 방향성을 정교화하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연구중심병원 인증 기반도 차근차근 갖춰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병원장으로서의 목표를 묻자 “환자가 만족하는 병원을 만드는 것”이라는 김 병원장은 “대가대병원의 역사와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짧지만 내부 역량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앞으로는 강점 있는 진료과의 성과를 더욱 쌓고, 환자 경험은 데이터로 증명해 ‘믿고 찾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