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미식 분야 가입에 사활을 거는 포항시가 호미반도가 품은 모리국수, 꽁치당구국수, 회국수 등을 내건 ‘국수 축제’를 연다.
7억 원의 예산으로 35만 명을 끌어모은 구미 라면축제 처럼 호미반도 국수를 널리 알려 축제를 성공시키는 게 목표다. 특히 ‘국수’라는 음식을 테마로 관광과 연계해 포항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9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9월 중 주말 3일간 구룡포 아라광장과 일본인 가옥거리 일대에서 ‘호미반도 맛(味) 기행’이라는 이름의 국수 축제를 개최한다. 경북도 보조금 1억 원을 포함해 4억 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구룡포 대표 향토 음식으로 ‘포항 10味’에 선정된 모리국수를 비롯해 해풍에 건조시켜 만든 해풍국수(제일국수공장), 꽁치당구국수(꽁치다대기 시락국수), 회국수, 홍게국수, 오징어물회국수 등 국수를 테마로 한 미식 관광 콘텐츠를 확장하는 것이다. 지역 내 국수 제조업체와 전통시장, 소상공인, 농어업인의 직접적인 경제적 혜택을 유도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다 호미광장 옆 9914㎡(약 3000평) 공간을 가득 채우는 메밀꽃과 해바라기 포토존과 더불어 드라마 방영 후 관광 명소로 급부상한 일본인 가옥거리 등 관광자원과 연계해 젊은층부터 중장년층, 가족단위 관광객까지 축제의 주인공으로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차별화한 콘텐츠가 없으면 성공적인 축제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10월 나흘간 19만 명이 찾은 강릉누들축제와 11월 국내 최대 면 축제를 표방하며 11만 명의 관람객을 모은 누들대전축제가 이미 자리매김힌 탓에 차별화가 중요한 관건이 됐다. 두 축제 모두 국수를 넘어선 다양한 면 요리를 내세우고 있어서 국수에 한정된 포항의 계획 보다 확장성이 더 크다.
포항시의 계획은 요리소재 난타공연, 면치기 대회, 국수 데코 콘테스트, 제면 등 체험 프로그램, 국수 노래자랑, 글로벌 국수 푸드존, 유명쉐프 라이브 쿠킹&토크쇼 등인데, 강릉누들축제나 누들대전축제를 넘어서지 못한다.
박상희 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국수' 자체, 특히 포항의 모리국수나 꽁치당구국수 등은 라면과 달리 젊은층에 대한 소구력이나 대중성이 떨어지는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젊은층까지 축제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고, 차별화 요소 발굴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튜브 등 SNS와 방송에서 인기를 누리는 유명 쉐프를 미리 섭외해 포항의 국수를 사전에 널리 알리고, 젊은층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개발하도록 하는 등 사전 작업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젊은층의 시각에서 아주 세련된 기획을 위해서는 젊은층, 가족단위 등 타깃별로 의견을 듣는 등 사전작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수 포항시 식품산업과장은 “2인 이상 팀단위의 방문객들에게 팀별 20만원 한도내에서 1인당 여행비의 5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전남 강진군의 반값 여행을 벤치마킹하는 등 앞으로 남은 9개월간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