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동해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첫 탐사시추를 통해 확보한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가스 포화도가 예상보다 크게 낮아 경제성이 있는 수준의 가스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청원·사진)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존재와 특성은 시추 전 예상과 유사했지만 가스 포화도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가스 포화도는 유전·가스전의 상업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석유공사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 유망구조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대왕고래에서 단독으로 1차 시추를 진행했다. 이후 채취한 시료를 전문 분석업체에 의뢰해 2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정밀 검증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열적 기원 가스 비율이 50~7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실제 분석에서는 생물 기원 가스가 평균 약 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이에 대해 “심부 근원암에서 생성된 열적 기원 가스가 대왕고래 유망구조까지 이동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며 “저류층과 덮개암 등 석유 시스템의 주요 요소는 예상과 상당히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석유공사가 약 1200억 원을 투입해 대왕고래 시추를 진행할 당시, 윤석열 정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시추는 실패했지만 시료 분석을 통해 향후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했으나 이번 결과는 국민 신뢰를 무너뜨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동해 자원 탐사는 신중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하며, 모든 과정을 국민 앞에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탐사 추진에는 반드시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일 같은 당 허성무 의원(경남 창원성산·사진)이 추가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시추 작업을 마친 지난 2월 이후 채취된 시료를 글로벌 전문 분석업체인 코어랩(Core Laboratories)에 의뢰해 정밀 검증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가 최근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 자료는 향후 탐사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탐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