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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5-09-18 15:36 게재일 2025-09-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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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명

고개 살짝 들어 봐요

머리카락도 좀 올려 봐요

웃어보세요 움직이지 말고요

 

당신의 지친 두 발을 감추고 정강이를 버리고

한 몸통의 울음을 자르고

 

반사광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표정은 용서에 알맞다

(중략)

엄마가 앵글 속으로 얼굴을 구겨 넣는다

칠 벗겨진 꽃 브로치를 달고 멈춰 버린 시간

 

당신이 아니라 내가 흔들린다

 

반셔터를 눌러 당신을 붙잡아 둔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더 이상 자르지 않아도 되는, 영정이 웃고 있다

 

‘엄마’의 영정 사진을 찍는 장면을 보며 흔들리는 시인의 마음을 말해주는 시. 시의 말미에서 웃고 있는 영정의 클로즈업으로 급전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영정 사진을 찍는 ‘엄마’는 흔들리는 마음으로 삶을 정리해볼 터, 시인은 그로부터 “한 몸통의 울음을 자르”며 고통을 준 이들을 용서하는 엄마의 마음을 추측해본다. 그리고 이젠 “흔들리지 않는”, “더 이상 자르지 않아도 되는” 영정 속의 ‘엄마’의 웃는 모습.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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