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가을 야생화 산구절초, 갯쑥부쟁이가 대표적 3월 복수초를 시작으로 사계절 야생화가 장관
소백산은 사계절 내내 꽃을 품은 산이다.
봄의 복수초가 눈을 뚫고 피어날 때부터 가을의 산구절초와 갯쑥부쟁이가 능선을 물들이는 계절까지, 소백산 정상부의 초지는 늘 ‘천상의 화원’으로 살아 숨 쉰다.
이달 들어 가을 야생화가 만개하며 산은 또 다른 빛깔로 갈아입었다. 국화과의 산구절초와 갯쑥부쟁이가 바람에 흔들리고, 양지에는 노란 조밥나물과 쇠서나물이, 그늘진 탐방로에는 연분홍의 각시서덜취가 다정한 빛을 드리운다. 보랏빛 과남풀과 투구꽃, 단아한 흰 바위떡풀과 물매화, 촛대승마까지 더해져 가을 소백산은 그야말로 꽃의 향연을 펼친다.
비로봉(1439m)을 중심으로 연화봉과 국망봉에 이르는 정상부는 키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초지로, 바람과 안개, 강한 햇볕이 공존하는 특별한 환경을 지녔다. 이곳에서는 노란 물봉선과 물레나물, 주황빛 하늘말나리와 중나리, 분홍의 둥근이질풀과 물봉선, 흰빛 큰까치수염과 산꿩의다리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계절의 물결에 따라 피고 진다.
소백산은 봄이면 특히 상춘객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인다. 현호색과 고깔제비꽃, 두루미꽃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5월이면 철쭉이 장대한 군락으로 산자락을 물들이며 ‘소백산 철쭉제’가 열려 봄의 정수를 노래한다. 여름에는 산수국과 참조팝나무가 능선을 장식하고, 가을에는 국화과 야생화가 산을 수놓는다. 눈 내린 겨울에도 생명의 기운은 쉬지 않고 이어진다.
꽃이 피고 지는 흐름 속에서 소백산은 자연이 그려낸 거대한 화폭이 된다. 계절의 빛깔을 고스란히 품은 이 산은 오늘도 탐방객들에게 삶의 숨결과 자연의 시(詩)를 들려주고 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