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관세협상 대응…피해기업 금융 1000억 원 지원 신흥시장 개척·미래차 전환으로 장기적 산업 체질 개선
경북도가 미·한 관세협상 여파로 위기를 맞은 자동차부품업계를 살리기 위한 종합 지원 방안을 추진한다.
경북도는 2일 경북테크노파크에서 양금희 경제부지사와 도내 7개 경제산업 관계 기관장,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혁신 현장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자동차부품 업계의 대미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경제혁신 라운드테이블’은 과학, 민생, 투자 등으로 분절돼 있던 경제정책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특정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출범한 협의체다. 이번 논의는 7월 31일 한미 관세협상 결과, 기존 0~2%(FTA 기준) 무관세가 15%로 상향되면서 경북도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부품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열렸다.
경북도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 비중은 약 19.9%(36억 달러)로 중국(27.6%/5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을 지속하더라도 일정 비율의 부품을 한국에서 조달해야 하는 구조여서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단기적으로 △약 1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수출 비용 절감 패키지 마련 △고용유지 지원책 시행 △2028년까지 120억 원을 투입하는 공정 개선 및 기술 사업화 지원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인도, 동남아, 중동 등 신흥시장 개척을 지원해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장기 전략으로는 인공지능 기반 자율 제조, 로봇 기술을 접목한 생산 자동화 등 첨단 제조생태계 구축과 수출기업 맞춤형 인력 양성·매칭 사업을 병행한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핵심부품 연구개발(R&D) 지원과 국비 신규사업 발굴을 통해 지역 자동차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는 단순 보고에 그치지 않고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정책 실행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양금희 경제부지사는 “경북도는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며 “특히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관기관과 기업이 긴밀히 협력하는 상시 소통 체계를 구축해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