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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주 APEC의 성공을 위하여

등록일 2025-09-01 18:17 게재일 2025-09-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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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 정상회의(10월 31일∼11월 1일)는 2005년 부산 APEC 이후 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APEC은 아·태지역의 경제성장과 공동번영을 목표로 한 협력체로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을 포함하여 총 21개국이 참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GDP의 60%, 세계무역의 5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이처럼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APEC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다자정상회의다. 이번 회의는 대통령이 역설해 온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구현할 ‘절호의 기회’인 동시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서는 인공지능(AI) 활용, 인구구조 변화 대응, 디지털 무역 촉진, 기후변화가 핵심의제로 논의될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과 공급망 재편 등 통상환경의 급변 속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의장국으로서의 리더십은 물론, 국익을 위한 정교한 외교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미국과 중국 두 정상의 참석이 경주 APEC의 성패를 가를 것이기 때문에 외교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중국은 2026년도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미국도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 두 정상이 참가할 경우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중관계를 발전’시킴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탐색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가능한 많은 회원국들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하여 자원·공급망·방산·원전·조선 등 전략산업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미리 실무급에서 의견조율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한편 경주 APEC은 ‘지방의 세계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주시와 경북도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함으로써 ‘세계 속의 경주’로 한층 더 도약시킬 수 있어야 한다. K-POP, K-드라마, K-푸드 등 한류열풍이 부는 시기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이자 문화의 보고인 경주시와 경북도가 직접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참가국 대표와 관계자들에게 양질의 역사문화체험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경주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원국 정상과 대표단, 그리고 20000명 이상의 관계자들을 수용할 숙소·회의장·프레스센터·도로·교통·통신망 등 관련 시설도 중요하다. 물론 경주시와 경북도는 정부의 APEC준비기획단과 협력하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준비위원장인 국무총리도 직접 경주에 내려와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정치 불안으로 인한 시간 낭비로 여전히 우려가 적지 않다. 2년 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의 파행으로 국제적 망신을 산 것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서 APEC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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