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단지 내 물놀이터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활성화 되고 있지만, 위생이나 안전 문제는 지금의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물놀이터는 고물가 시대에 집 앞에서 간편하게 물놀이를 즐길수 있다는 장점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요원이 배치하기는 하지만, 수십명의 아동을 동시에 지켜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또 비용 문제로 인해 아이들의 안전을 보호자에게 모두 떠넘기는 단지도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비교적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세정씨(36· 대구 달서구)는 “최근 아파트 단지 물놀이장에서 아이들이 미끄럼틀에서 뛰어내리다가 서로 부딪혀 울고 불고 난리였다. 안전요원 한 명 없었다”면서 “규모가 크지 않은 물놀이장이다보니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은 근처에서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데, 잠깐 눈 돌리면 금방 사고가 날 것 같아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강혜민씨(40·대구 북구)는 “하루 종일 애들이 뛰어노는 시설에 물 교체를 며칠에 한 번 하는지도 모르겠다. 오후 늦게 가면 물이 뿌옇게 변해 있다“며 ”한 번은 아이가 물놀이장을 다녀온 뒤 피부에 두드러기가 올라와서 바로 병원에 데려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단지 내 물놀이장에서 다쳐도 보상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익명 요구한 A씨(40·수성구 황금동)는 “예전에 아이가 물놀이장에서 발목을 다쳤는데, 관리사무소는 ‘본인 부주의’라고 하고, 대표회는 ‘우리 소관 아니다’라는 말만 했다”면서 “책임질 사람이 없으면 부모 입장에선 마음 놓고 보낼 수가 없다. 시설은 잘 만들었지만, 안전사고 처리 기준부터 먼저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물 놀이터 주변 주민들은 소음 문제도 제기했다.
권순국씨(55· 대구 남구)는 “아침 10시쯤부터 음악 틀고 물 쏟아지고 애들 소리가 계속 울린다. 주말엔 고함과 웃음소리가 저녁 6시까지 들린다“며 ”교대근무로 낮에 쉬는 날에는 창문을 닫고 쉬어야 한다. 창문을 닫아도 소리가 들려 힘들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 단지 내 물놀이장은 환경부 ‘물놀이형 수경시설 운영·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 달에 두 차례 수질 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운영 및 관리는 각 구·군이 맡는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내 물놀이장은 여름철인 7~8월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며 “쾌적하고 안전한 운영을 위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수질 관리 상태 등을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다”고 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