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품은 연극, 주민의 손으로 피운 눈물의 무대
김천시 지역 연극단인 구성면 연극단이 제23회 김천국제가족연극제 시민 참여극 부문에서 창작극 ‘방초정 연정’을 무대에 올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구성면 연극단은 지난 2019년 주민 주도로 결성된 지역 문화예술 단체로 처음에는 8명의 주민들이 시작해 지금은 13여 명의 단원들이 정기적으로 공연을 펼치며 지역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총 5회의 공연을 마치며 구성면을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결속을 끌어내고 있다.
이번 연극제에서 공연한 ‘방초정 연정’은 구성면 상원리의 보물 ‘방초정’에 전해 내려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극이다.
임진왜란 직후인 1593년, 남편을 찾아 길을 나선 최씨 부인이 왜군의 추격을 피해 정절을 지키기 위해 연못에 몸을 던진 사건을 중심으로, 400여 년이 흐른 2025년 구성면으로 환생한 그녀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역사와 환상, 공동체의 삶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 당일, 구성면 연극단의 작품은 김천시립문화회관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특히 구성면 주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완성도 높은 공연을 펼쳤다는 점에서 시민 참여극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했다.
김두호 연극단장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무대가 이렇게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구성면의 이야기로 더 많은 무대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한편, 김천국제가족연극제는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구성면 연극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지역문화와 예술이 만나는 감동의 순간을 선사하며 면 단위를 넘어 지역문화 주체로 도약하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