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안철수·장성민·양향자 등 당내 유력 인사들 출마 의지 밝혀 김문수·한동훈·나경원·장동혁은 유력한 잠재 주자로 이름을 올려 친윤-친한-비주류의 대결 양상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전날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8월 전대’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섰고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지는 모양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빠르면 8월 중순, 늦어도 8월 말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8월 중·하순 전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장소 선정 등 실무 논의에 착수했고, 장소는 고양 킨텍스와 청주 오송컨벤션센터 등이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당대회는 옛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구주류와 ‘친한(친한동훈)’계 및 개혁 성향 인사들로 구성된 비주류 간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단순한 당권 경쟁을 넘어, 향후 지방선거 전략, 보수진영의 노선 정립까지 좌우할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쟁 구도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유력 인사들은 일찌감치 도전 의사를 밝히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조경태·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양향자 전 의원 등도 출마 의지를 밝혔다.
조 의원은 “당을 해체 수준으로 혁신해야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며 인적 쇄신위원회의 상설화를 공약했고, 안 의원 역시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며 ‘당원 100% 공천제’를 제안했다. 두 인물 모두 당내 쇄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구주류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장동혁 의원 등이 유력한 잠재 주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아직 공식 출마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선 이후 줄곧 당 개혁을 강조해온 점에서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오는 11일에는 대구에서 청년 간담회를 열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김 전 장관의 대구·경북(TK) 방문은 대통령 선거 기간이었던 지난 5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는 출마를 권유하는 기류가 우세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구도 등을 고려해 정치적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가 불출마할 경우, 친한계는 조경태 의원에게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동혁 의원도 최근 언론 등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고, 나경원 의원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장외투쟁 등 강경 행보로 보수 지지층 내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전대 룰과 관련한 논의도 이번 전당대회 경선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선 ‘집단지도체제’ 전환 요구가 나온다. 이는 최고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다음 순위들이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다. 황우여 선관위원장 등 원로급 인사들이 긍정적 입장을 보이지만, 주요 주자들과 당 지도부는 대체로 부정적 기류를 보이고 있다.
결국 현행 단일지도체제와 당원 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 반영 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내달 치러질 전대 룰을 변경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황 선관위원장은 다음 주 첫 회의를 열고 전대 일정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