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예
새를 쫓는다
까치가 내려앉아 이쪽을 바라본다
언덕 위에서 굽어본다
비탈 아래 줄에 묶여
새의 눈을 쏘아본다 날아오르듯이
허리를 말아 끝을 당긴다
손에서 놓여난 적 있다
플라스틱 손잡이가 아스팔트에 끌리는 사나운 소리에
화들짝 놀라 그대로 몸이 얼어붙드라
거친 숨을 긁으면서
반경을 힘껏 뛰어오른다
새를 쫒는다
시를 쫓았다
……
줄에 묶인 개가 까치를 보고 “날아오르듯이/허리를 말아 끝을 당”기는 안쓰러운 모습에서, 시인은 “시를 쫓”는 자의 운명을 읽는다. 새를 쫓지만 지상에 묶여 있는 자인 ‘시인’의 운명. 그는 거친 숨으로 땅을 긁어댈 수밖에 없다. 한편, “손에서 놓”이게 되어 아스팔트 위를 달리게 된 개가 손잡이 끌리는 소리에 놀라는 것처럼, 시인도 그를 묶은 줄에서 해방될 때 현대문명에 쓸리며 몸이 얼어붙게 되지 않을까.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