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 (김정환 옮김)
모른다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악마일지)
이 폭풍 공격
맹렬한 포격, 아픔의, 공기가 센티미터 단위
땅이 인치 단위로 찢겨나가고 뒤집히는데
이전 공격으로 평평해진 그것이 말이지 그러니 왜
이 격분, 고통의, 만일 그것이 신호고
고통이 참모한테 보내진 신호라면
모두 발을 흘려주었는데 마지막 파괴 명령을 따라서
말이지 그런데 왜 이 발작 감기 오한 메스꺼움
울부짖음, 낮고 어두운 하늘 아래
화형대에 들러붙은
….
헤르베르트는 폴란드 현대 시인이다. 위의 시는 현대의 전쟁을 고발한다. 시인은 2차 대전을 소년 시절에 겪었기에 위의 시의 말들은 실제 체험을 바탕에 두고 있다. 하나 모든 현대전을, 공포에 떨며 더듬거리는 어투로 고발하고 있는 시라 하겠다. “공기가 센티미터 단위”로 “땅이 인치 단위로 찢겨나가”는 전쟁. 이 전쟁을 마주한 이들은 모두 “화형대에 들러붙”어 다가오는 죽음에 울부짖게 될 것이라는 것···.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