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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발-옛날 중앙로 우체국 풍경

등록일 2025-05-14 20:13 게재일 2025-05-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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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作 ‘산사-노을’

부처와 가섭 존자가

중앙로의 어느 골목 모퉁이에서

오늘 탁발한 것을

적당하게 분배하고 있다

가서 보니 기껏해야 햇빛과 먼지

몇 개의 동전과 비웃음 몇 줌,

생각해 보니 그 보시는

오히려 중생에게 강탈한

진짜 보리(菩提)였는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헌신하자고 그들은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주고받는 거 없어도

그냥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남는 장사라는 거,

부처와 가섭은 동의했다

하이파이브 했다

노동의 결실의 소주잔에 잠기는,

오늘의 노을이 좋다

카아,

목줄 땡기는 이런 소리는

아무나 뱉지 못한다

풍부한 하근기(下根機)에 배부르고 아늑하다.

 

….

무던하다고 섬세하지 않을 리 없다. 금(金)은 은(銀)을 이기지 못한다. 남몰래 벼린 칼날 초승달로 내뱉고, 생업(生業) 이루고 나서 돌아서서 말하리라. 참 따스한 세상이라고. 별로 내밀 거 없어도 나에게 헌신(獻身) 했다고 말하리라. 그 마음씀씀이가 너울물결로 이어졌으면 한다. /이우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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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시인, 박계현 화백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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