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개미는 턱 힘이 세다
이를 악물고
살았기 때문이다
시냇물도 여울목에 다다르면 몸이 거칠다
몇 번이라도 꺾이며 밀려온 탓이다
산들바람마저 폭풍의 언덕에선 머릿결이 난폭하다
사람계곡을 헤매다 기어코 홀로 선 절벽
울부짖다
…..
선하고 순한 존재자들은 거칠게 살 수밖에 없다. 세계가 그렇게 놔두지 않기 때문. 그래서 가녀리다고 그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저 작은 개미 역시 “이를 악물고/살”아야 했기에 “턱 힘이”이 세지 않는가. 살살 흐르던 시냇물도 여울목에선 거세지고, 부드러운 산들바람 역시 난폭해질 때가 있는 것. 산하를 부드럽게 비추어주던 달도 “사람계곡을 헤매다” 보면, ‘기어코’ 절벽에 홀로 서서는 붉게 울부짖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