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기업, 생산 중단·수주 정지… 美 공장 종업원 일시 해고도 단기적 생산시설 이전 불가능한 USMCA 공급망 회사들 자구책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부과 전략으로 전 세계 기업들은 다각적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간의 치열한 관세부과와 대응조치가 오가는 동안 여러분야에서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눈에 띄는 분야가 자동차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포드모터스가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대중 수출을 정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포드는 연간 5000대 정도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출하가 정지된 것은 주력 픽업트럭 F-150의 일부 모델과 SUV 브롱코 등 고가 모델이 중심이다. 포드의 경우 2024년 연간 중국내 판매대수는 약 35만7000대로, 절반 정도가 중국현지생산이었다. 테슬라도 미국에서 수입해 중국으로 판매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2종에 대한 수주를 정지했다.
무엇보다도 북미지역에서는 그동안 완성차업체들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하에서 국경을 넘은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을 구축해 미국에서 부품을 멕시코, 캐나다로 들여와 조립한 완성차를 다시 미국으로 보내는 등 복잡하게 얽혀있어 단순히 미국 중국사이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 복잡한 대응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유럽의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산하 브랜드인 ‘크라이슬러(CHRYSLER)’와 ‘지프(Jeep)’를 생산하는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의 조업을 일시 정지하고, 이들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공장의 종업원 900명을 일시 해고했다.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JLR)는 영국에서 생산하는 고급차의 대미 수출을 정지시켰다. 독일의 폭스바겐(VW)그룹 산하 아우디는 미국 수출 자동차의 신규 판매를 일시정지했다.
한편 일본의 마쓰다자동차는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다목적스포츠차(SUV) CX-50의 캐나다 출하용 생산을 5월 12일부터 기한없는 일정으로 일단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출하용을 제외한 다른 지역 출하용 CX-50은 계속 생산예정이다. 마쓰다는 캐나다에는 생산공장이 없어 지난해 캐나다에서 판매한 약 7만2000대 전량을 미국에서 수출했으며 이는 전체 CX-50판매량의 15% 수준이다. 또 SUV를 주력으로 전량 일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며 지난해 10만9843대를 판매한 미쓰비시자동차는 미국내 330개의 판매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출하를 정지시켰다.
반면 닛산자동차는 그동안 경영악화 등의 타개책으로 혼다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계획으로 미국내 2개 공장의 SUV 생산을 4월부터 절반 감산할 계획이었으나, 관세문제로 미국내 생산은 그대로 유지 또는 증산하되, 멕시코 공장에서 대미수출용 차종의 일부수주는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에서의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관세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단기간내 미국으로의 생산시설이전 또는 신규건설은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해외 완성차업체들은 일시적이라도 미국과 멕시코, 미국과 캐나다간 공급망이 얽히는 부분에는 민감하게 중단 조치하는 전략을 나타내고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