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를로스 알폰소(김애양 옮김)
고독이여, 날 내버려두지 마요
당신의 팔로 안아줘요
당신의 손으로 나를 잡아줘요
그 손이 차가울지라도.
(중략)
내게서 멀어지지 마요, 고독이여
나의 유일한 친구는 당신이니까요
나의 아픔을 이해하는 당신이 약속해줘요
언제나 나와 동행할 거라고.
날 저버리지 마요, 고독이여
당신이 가버리면 누가 밤새 나의 꿈을 지켜주겠어요?
그리고 누가 밤마다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겠어요?
......
현재 한국외대 교수인 멕시코 출생 문학인 알폰소의 시. 우리는 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다. 적어도 고독이 함께 하니까. 하여 위의 시의 화자는 고독과 사랑에 빠져버린다. 고독에게 자신을 안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을 보면. 그도 그럴 것이 고독에 빠진 자에게 “유일한 친구는” 고독밖에 없으며, 고독한 자의 아픔은 고독이 가장 잘 이해할 것이기 때문. 고독은 고독한 자의 꿈을 지켜주며 그의 독백을 들어주기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