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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활력인가, 시기상조인가… ‘영양 산나물축제’ 개최 놓고 팽팽한 의견

장유수 기자
등록일 2025-04-08 16:11 게재일 20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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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측 ‘어려울수록 활기 필요… 지역경제 회복이 먼저’<br/>반대 측 ‘애도 없는 축제는 의미 없어… 치유와 회복에 집중해야’<br/>영양군 ‘지역 회복과 애도 사이… 균형 고민 중’
지난해 '제19회 영양산나물축제' 현장에서 일월산 높이 만큼인 1,219인분의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지난해 '제19회 영양산나물축제' 현장에서 일월산 높이 만큼인 1,219인분의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이 의성 산불 피해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5월 8~11일 나흘간 예정된 ‘영양 산나물축제'의 개최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 내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영양군은 이번 산불로 인해 산림 자원과 지역 주민들의 생활터전이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축제를 예정대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축제의 성격과 목적에 대한 재조명도 이뤄지고 있다.

축제 개최를 찬성하는 측은 지역 경제 회복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매년 산나물축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던 농가와 소상공인들은  “산불 피해로 침체된 지역 분위기를 살리고 외부 관광객 유치를 통해 생계 기반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영양읍에서 산나물 판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 축제를 기다리며 산나물을 준비해온 주민이 많다”며  “위축된 지역 분위기 속에서라도 희망을 되찾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찬성측 일부 주민들은  “재난 이후일수록 사람의 온기와 모임이 더 필요하다”며  “지금 같은 상황일수록 축제다운 축제를 통해 지역 공동체가 다시 뭉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산불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다.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과 일부 주민들은  “산림이 재로 변한 상황에서 축제를 여는 것은 공감과 연대보다는 상처를 덧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대측 일부 주민은  “산도 아프고, 사람도 아픈데 무슨 축제냐”며  “지금은 치유와 회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성토했다.

영양축제관광재단 관계자는  “이번 산불로 지역 전체가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축제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며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축소 개최, 일정 조정, 기부 연계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지역 회복의 상징적인 출발점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방향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며  “최종 결정은 9일 오후께 군과 영양축제관광재단, 영양군이장협의회 등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양산나물축제’는 올해 20년을 맞이한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영양군 대표축제로 경상북도 우수축제이자 최우수축제로도 선정된 축제다.

청정 자연 속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 행사로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완전한 취소보다는 형식을 바꿔서라도 축제를 진행하는 것이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애도와 회복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경제를 조금이나마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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